에필로그
큐에잉은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고, 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답을 구하고자 정말 최대한의 노력을 쏟아부었던 서비스여서, 돌아보기도 어렵고 회고를 해도 완벽하게 아는 것 같지 않은 상태가 유지됐다. 그리고 또 다른 경험을 한 후에 다시 돌아보면 또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늘 다시 보기, 낯설게 보기, 회고를 하는 자세 자체가 중요하다고 위안을 삼아본다.
세상에서 가장 독한 사람은 자신의 실패를 복기해보는 사람이다.
행복한 출근길, 행복한 퇴근길
결과는 서비스 종료였을지언정, 그 속에서 방법을 구해나가는 과정은 정말로 행복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8시 이동, 8시 출근 22시 퇴근, 22-23시 이동, 23시 반 취침. 이 사이클이 뭔가 자연스럽기도 하고, 탄력을 받기도 했던 것 같다. 이동 시간도 자리에 앉으면 노트북을 켜서 일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갔으니 거의 눈뜬 시간은 일만 했었다. 그런데도 힘들지 않고 행복했다. 이런 행복한 상태를 깨달은 건, 오히려 행복이 사라졌을 때였다.
어느날 눈을 떴을 때, 너무도 출근하기 싫은 날이 있었다. 제품 개발 쪽에 일손을 보태려 코딩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구현 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겠는 상태였다. 눈을 떴는데 출근해서 할 일을 생각하니 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출근을 하고 나니 '아 내가 원래는 되게 행복하게 출퇴근을 하고 일을 하고 있었구나'하는 걸 알게 됐다. 그게 참 감사했던 것 같다.
아마도 많은 PM, 제품팀, 창업가들이 이런 마음으로 달리지 않을까 싶다. 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
세상에는 늘 문제가 있고, 여러 제품팀은 제품으로, 또 정치가는 정치로, 선생님은 교육으로, 각자는 각자의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큐에잉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이때의 배움을 밑거름으로 우리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 말하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하는 실존적 질문을 짚어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었다.
성공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만들겠는가? 어떤 종류의 제품, 서비스, 책, 회사를 만들겠는가?
세상은 해결을 기다리는 심각한 문제들과 챔피언을 기다리는 의미 있는 기회로 가득하다. 나는 여러분이 이 책에서 배운 것을 통해 노하우만이 아니라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세상에 뭔가 지속될 가치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줄 무언가, 가치 있는 무언가, 여러분이 시도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기를 바란다.
'될 놈'인 아이디어를 찾아내 그것을 제대로 만들고, 시장 성공을 이루고, 거기서 금전적 보상을 거뒤들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특히 의미가 있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똑같은 것을 달성한다면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쁠 것이다.
QA 분야는 같은 PM, 그리고 제품팀의 일원으로서 뜻깊은 분야였고, 해결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캡처/녹화/편집의 경우에도 IT 기기를 다루고, 소통해야하는 다수의 직장인분들께 감정이입하며 함께할 수 있었다. 다음 문제는 또 다른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테지만 분명 '굳이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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