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제너레이션을 하는 방법
우리 제품의 잠재 고객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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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품의 잠재 고객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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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스토리맵을 수정하고 상위 기획과 와이어프레임, UX/UI까지 마무리를 한 후,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회사 내에서 사내 구성원분들께 서비스를 시연해서 보여드리는 시연일이 4주 안되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기획을 3주 동안 진행하면서 빠르게 확정해야 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 수 있으니, 빠르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하고 있었다. 하지만, UX/UI를 마무리하고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자, 개발 시작은 개발자 뿐만 아니라 PM에게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PM과 디자이너의 손을 떠난 디자인은 수정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혹시라도 더 고민해야했는데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닐지 마음이 마냥 신나고 좋기만 하진 않았던 것 같다. 또한 개발을 하면서 개발자분들과 상의해서 수정해야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기획했으니까 끝이 아니라, 말그대로 정말 새로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제품은 만들기 시작했고, 배포날도 정해졌는데 막상 고객이 없다면?'하는 걱정도 그때부터 시작된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을 열심히 만드는 것만큼 허무하고 허탈한 것이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서비스가 없지만, 사전신청을 받아 리드를 모으기 위해 빠르게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설문폼을 만들었다. 그때 당시 다지인 리소스도 부족해 직접 모든 걸 만들었다보니 지금 다시 보면 정말 처참한 수준이지만, 사전신청의 랜딩은 디자인보다는 빠른 속도와 메시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기까지는 이미 모든 서비스들이 하고 있는 것들이고, 크게 고민하거나 어려울 것은 없었다. 준비를 차근차근 한 후, 타겟 고객인 PM과 디자이너, QA 엔지니어 분들이 많이 계신 커뮤니티나 오픈채팅방에 홍보를 시작했다. 허가를 받고 톡방에 홍보글을 올리고, 유입이 생기고 설문폼에 응답이 쌓이니 일단은 잠재 고객이 모이긴 했다. 하지만 그 다음이 없었다. 많은 오픈채팅방이 그러하듯, 홍보글도 허락을 받고 올려야 하지만 더불어서 같은 글을 두 번 이상 올리는 것은 막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픈채팅방이 화수분처럼 매번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홍보를 할 수 있는 곳도 발굴하기 어려울 것이 뻔해보였다. 그래서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 막 시작한 초기 팀은 이렇다할 인사이트도, 공들여 콘텐츠를 만들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우리 팀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다. 그날이 화요일이었는데, 그날부터 매주 화요일에 무조건 글을 쓰고 그 글을 다시 홍보하는 방식으로 바이럴을 하기로 계획하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그래서 이렇게 QAing의 회고 글을 쓰면서도 그때 작성했던 글들을 다시 참고해서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이래저래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메이커로그는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저희 프로덕트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서 더 읽어볼만한 글이었기 때문에, 글을 매주 올릴 때마다 글 하나당의 반응은 점차 떨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때 팀원 분이 주신 아이디어가, QA 시트 템플릿을 만들어서 사전신청하면 드리는 것이었다. 제품의 스펙도 QA 중 화면 녹화를 통해 이미지와 영상을 저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고객은 QA 시트를 사용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럼 더욱이 QAing과 함께 잘 사용할 수 있는 QA 시트 템플릿을 드리는 것이라면 우리 팀에도 좋고, 고객도 만족할 리워드라는 생각이 들었고, 잘 맞아떨어졌다.
리드가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랴부랴 자동화를 붙이고 답변을 드렸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리드 분들께 우리는 한 분씩 연락을 드렸다. 이 연락은 사실 완전 처음부터 해오던 액션이었기 때문에, 체감상 연락을 드리면 70-80% 가량의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솔루션 인터뷰나 온보딩까지 기꺼이 도와주시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서 리드를 확 모으고 보니, 이때는 우리가 다음 단계로 넘길 수 있는 SQL 분들의 비율은 40% 정도로 낮아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Marketing Qualified Leads (MQL) : MQL은 세일즈가 아닌 마케팅 활동을 통해 얻어진 연락처를 의미 한다. 랜딩페이지에 연락처를 입력했다거나, 자료를 다운 받기 위해 연락처를 입력한 경우가 있다. MQL 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약한 관심을 갖는 리드를 뜻한다.
Sales Qualified Leads (SQL) : SQL은 관심이나 구매 의지가 충분하여 세일즈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만한 단계의 잠재 고객을 의미한다. 보통 MQL에서 어느 정도 관심도가 충분한 고객을 잘 관리하여 SQL 로 이동시키고 SQL 에서 최종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Deal Close 단계로 이동한다.
어떻게 하면 MQL에서 SQL로 더 잘 전환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랜딩페이지로 고객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곧 추가될 실제 서비스에서 고객들의 어떤 행동을 볼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준비해야했다. 차근차근 퍼널을 그리고, 그에 맞는 핵심지표를 먼저 리스트업했다. 굉장히 간단하게 잡았던 초기 퍼널이다.
기억에 남는 지점은, Activation을 첫 녹화가 아니라 최소4회 이상의 녹화를 진행한 사용자로 잡는 것으로 수정했던 것이다. 녹화가 핵심 기능이다보니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혹은 작동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첫 이용은 가입 및 로그인 후 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첫 녹화를 기준으로 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전 인터뷰 답변을 기준으로 봤을 때 4번 정도라면 이 서비스를 통해 QA를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최소 4회 이상 녹화를 진행한 사용자로 기준을 잡고 진행했다.
이렇게 이벤트 택소노미를 정리하고나서는, 루틴하게 진행되는 마케팅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고, 이때 아래 책 두 권을 참고했다.
우리는 우리가 제공하는 ‘어떤 것’을 통해서 ‘누군가가’ ‘무엇을’ 성취하도록 돕는다. - 당신이 봉사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 당신은 꿈의 고객에게 어떤 결과를 줄 수 있는가? 고객이 성취하려고 했지만 아직도 성취하지 못한 것, 그러나 그들이 당신의 세상 안으로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성취할 목표, 즉 당신이 그들에게 보여줄 결과는 무엇인가? - 당신이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은 새로운 기회는 무엇인가? 고객이 과거에 시도했던 것과는 전혀 달라야 할 것이다. 당신이 제공할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마케팅 방법론을 기대하고 읽은 책이었는데, 그보다 이런 철학적인 고민에 더 울림이 있었다. PM은 정말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고객분들이 기꺼이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을 내주셔서 우리 팀과 인터뷰를 진행해주시고, 이후에도 피드백 주시는 과정에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과, 정말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지곤 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제품에 집중하기가 쉬운 것 같다. 그보다, 우리가 누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함을 상기할 수 있었다.
우리는 IT 업계의 QA를 진행하는 담당자들이 QAing이라는 QA 리포팅 SaaS 툴을 이용해 QA 과정에서 불필요한 리소스 낭비를 줄이고, 빠르게 QA를 끝낼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팀의 가치도 한번 다시 정리하고 갈 수 있었던 감사한 기회였다.
그렇게 꾸준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4주간 150명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인터뷰 때마다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고객분들의 목소리도 정말 큰 힘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시연날을 지나, 베타 클로즈 릴리즈 날에 이르게 된다. 이만하면 문제에 대한 검증은 되었다고 생각했고, 솔루션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진행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