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했던 때가 있었다. 대학생이 되고, 열정을 쏟은 경험도 있었지만, 삶의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대학생활, 그 이후에 취업하고 직장생활, 결혼하면 결혼생활・・・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인생을 다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럼 왜 살아야하지?라는 의문이 남았다. 그때 나보다 8살 많았던 언니에게 전화해서 대뜸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을 때 언니는 '쓸데 없는 생각하지마'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때는 그 말이 위안이 되었지만, 결국은 언젠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허무주의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지나온 삶에는 미친듯이 몰입하고 열정을 태우는 시기와, 이걸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지?하는 허무함과 공허함의 시기를 번갈아가며 거쳐왔다. 8년 전에 했던 생각을 지금 다시 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니 이제는 정말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최근에 본 면접에서 '29살이나 된 OOO님을 왜 뽑아야 하죠?'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제는 내가 나이가 많은 축에 옮겨간 것이다. 어쩌면 더 가능성이 많은 젊은 학생을 뽑는 것이 당연할 수 있겠으나, 그 자리에 앉아있던 나는 만약 지금 이 자리에 22살의 내가 있었다면, 그리고 22살의 나와 29살의 나를 두고 한 명을 골라야 했다면 22살의 내가 확실히 더 좋은 선택일까?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2살의 내가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겠으나, 빅터 프랭클이 말한 것처럼 그 시간 동안 내가 만들어온 선택이 쌓인 가치는 22살의 나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은 곧 내가 그 잠재력들을 실제로 현실로 실행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유용성의 관점에서 벗어나, 나라는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구체적인 특정한 일과 사명을 공고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부에서는 수용소에서 수감자가 거치는 심리를 세 단계로 나누어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어떤 끔찍한 사건을 접했을 때, 우리는 단순히 '끔찍하다'는 생각에 머무르기 쉽다. 반면 이 책의 사례들은 수감자의 생각을 직접 들음으로써 각 사건이 사람의 마음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러한 체험의 본질을 밝히고 있다. 2부와 3부에서는 이를 개념화한 정신 치료법 '로고테라피'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2-3부 내용은 겹치는 내용이 많아 따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내용으로 정리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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