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왜 그 일을 하는가?
그 일을 통해 당신은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
끌려다녀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일도, 그리고 인생도.
일은 일종의 수련이다
일이 삶의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에게 일은 중요한 부분이었다. 철없게 들릴 수 있지만, '돈을 많이 버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돈이 안 될지라도 좋아하는 일을 미쳐서 하고 싶다'라는 말을 부모님께 당당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책의 1장에서 탐, 진, 치를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는 일종의 수련, 정진 과정이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에 무척 공감됐다. 책의 1장에서는 일을 하는 것은 곧 내면을 성장시키는 수련과 같다고 말한다.
꿈이 없을 때 생기는 일
하지만 현재의 일이 궁극적으로 나의 삶의 목표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왜 일해야하는가'하는 의문이 올라왔던 것 같다. 주말에도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문득 공허함을 느낄 때, '무엇을 위해서 일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이 삶에 의미를 가져다주는 방법이 아니었던 건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흔히 말하는 워라벨, 라이프를 증진시키는 방향을 고려해야하는 건가?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재밌다고 하는 일을 해봐도, 취미를 만들려고 해봐도 오히려 더 큰 공허함이 찾아왔다. 이렇게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게 즐거움이 되어야 하는 거라고?
이렇게 되니까 오리무중 상태가 되었다. 일을 하는 것이 삶에 가장 큰 의미를 주는 방법이 아닌 건가라는 의심으로 다른 시도를 해본 결과, 이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게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내가 봤을 때는 그 일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꿈'이 없던 것이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는 것', '몰입하는 것' 자체는 좋았지만, 그 일에 영혼이 없었던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그래서 나의 결론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나서보자였다. 토스 이승건 대표님이 말씀하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오늘 하는 것'과 연결된다고도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의 2장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나서는 것보다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종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논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하는 것일까.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할 것이냐, 아니면 소개팅을 해서 사랑에 빠질 것이냐. 비전을 가지고 창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되는 걸 해보고 거기서 비전을 찾을 것이냐.
사실 어느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낭만파라면 좋아하는 일을 만나고자 할 것이고, 현실파라면 일단 사랑하려고 노력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파랑새를 쫓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하나의 일에 내 삶을 바칠 생각을 한다면 그 일에 대한 결정권도 내가 잡고 그것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주인이 되는 것
일을 하기로 했다면, 이제부터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게 된다. 책에서 강조하는 애정, 믿음, 주도권은 너무나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만든 제품에 그만큼의 애정을 쏟지 않으면 결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낼 수 없다. 내 일에 애정을 쏟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남의 일을 대신해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아무리 컴컴한 어둠 속에서도 반드시 길은 보이는 법이다. 아무리 무모한 짓이라 해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해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안 된다고 자포자기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지시한 대로만 일하지 마라. 스스로 타오르지 않고 끌려만 다녀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설령 일을 마무리했다고 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안된 신입사원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설명했을 때, 많은 직원들이 '너가 뭘 안다고'라며 무시하는 경우를 예시로 들었는데, 저자는 이런 사람이 나이나 경험에 관계없이 일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고 장차 리더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예민함과, 민감함을 항상 유지할 수 있고, 스스로도 만족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간절히 바라고, 미친듯이 노력해라
꿈을 품었을 때, 그와 동시에 '불가능'이라는 생각을 함께 품는 스스로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걸 하고 싶어요'를 말한 후 나도 모르게 '근데 현실적으로 어렵겠죠'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스스로를 보고, 겸손함과 현실성을 중시하는 사고가 머리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구나를 자각할 수 있었다.
아무리 주제 넘는 큰 꿈이라 해도, 혹은 까마득히 멀리 있는 꿈이라 해도 그 꿈을 단단히 가슴에 품고 눈앞에 놓인 일을 해나가야 한다. 높은 목표는 인간과 조직을 발전시키는 최고의 원동력이된다.
꿈은 원래 불가능한 게 꿈이다라는 최진석 교수님의 말씀이 다시금 생각나는 문장이다. 3장에서는 여기에 더불어 '간절히 마음 먹는 것'을 강조하며 마쓰시타 회장의 일화를 소개한다. 마쓰시타 회장이 구체적인 경영 방법을 믿는 질문에 "그렇게 하려고 마음 먹으면 되지"라고 답했다는 것인데, 또 크게 공감이 됐다.
'나도 위임하고 싶은데, 안되는 걸 어떡해', '나도 정말 이루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이런데 어떡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근데 진짜로 원했다면 어떻게든 방법을 구했어야 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저자는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임을 다시금 강조한다.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면 그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렇게 되고 싶다'라고 간절히 바라면 그 생각이 그 사람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그 행동이 다시 생각을 간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그 간절한 소망은 분명해야 한다. 그저 막연히 '이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이렇게 하고 싶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라는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이 수반된 소망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때의 노력은 맹렬한 노력이어야 함을 달리기에 비유하고 있다. 너무 격하게 표현한 것 같아 걱정이 되셨는지 바로 이어서 이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임을 자연의 동식물을 언급하며 강조하고 있다. 살짝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거리를 달리는 속도로 장거리를 달려 나가는 맹렬한 노력이 바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노력'이다. 그저 평범한 노력으로는 남들보다 목적지에 먼저 도착할 수 없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노력이야말로 인생과 일에서 성공하기 위한 강력한 원동력이다.
지속의 힘
그릿에서도 지속하는 힘이 진짜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여기서도 어떤 사람도 꿈을 이루는 지점까지 일사천리로 도달하는 방법을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사는 것을 강조한 부분이다.
막연한 미래를 내다보고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내 눈앞에 있는 현실만 보기로 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결국 내 눈앞에 놓인 것 때문이 아닌가. 막연한 미래만 좇다가 오늘 하루 아무일도 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오히려 단기적인 관점으로 내가 하는 일의 위치를 점검하고 실천했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자신의 능력 이상인 것으로, 현재로서는 불가능해보이는 것을 설정해야함을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다. 즉, 오늘 하루하루는 너무 먼 목표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목표를 충실하게 달성함과 동시에, 최종 목표는 미래의 관점에서 설정하라는 것이다. 단기 목표는 현실감이 있게 그리고 성실하게, 장기 목표는 꿈의 관점에서 그리는 자세를 강조한다.
단기간의 실천 목표를 세우지만, 가야 할 곳은 언제나 높아야 한다. 나는 항상 목표를 세울 때는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목표를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달성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현재 자신이 가진 능력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자신의 능력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한다면 결코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현재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더라도, 그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더 높은 목표에 다다르 수 있는 법이다.
완벽을 추구해라
'완벽하지 않더라도 완수한다'가 원칙인 나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것을 뜻하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세라믹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셨다보니 완벽하지 않으면 실패가 되는 상황에 대해 더 민감도가 높으시다는 생각이 든다.
제품 개발 방법론들은 보통 완벽한 제품이라는 것은 없고, 그 누구도 미리 예측할 수 없으니 해보면서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IT 제품에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제품 발견 단계보다도 제품 실행이 더 어렵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IT 제품에서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함은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아래 내용들은 견지하면 좋을 자세라고 생각한다.
유의주의 유의주의란 '뜻을 가지고 뜻을 기울이라'는 의미로, 뚜렷하고 진지하게 의식과 신경을 대상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유의주의를 몸에 익혀 정신을 집중해 일에 매진하면 실수가 확실히 줄어들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곧바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 해결할 수 있다.
디테일 "신은 디테일 속에 있다"라는 독일의 격언처럼, 일의 본질은 세세하고 단순한 데 있다. 실험에 사용한 기구를 세척하는 보잘것없고 단순한 작업이라도, 아니 단순한 작업이기에 더욱더 정성껏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상상력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그 목표 지점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그려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실현해나가는 순간마다 목표한 지점을 계속 떠올리며 정진해야 한다.
창조적으로 일하는가
마지막으로 '창조'를 강조한다. 매일을 걸어갈 때, 기존의 것에 얽매이지 않고 약간의 창의와 궁리를 더해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창조하라는 말에서 나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장인의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말고, 내 것을 만들 용기를 가장 배워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매끈하게 포장된 길은 누구라도 걷고 싶은, 안전하고 편리한 길이다. 하지만 그렇게 포장된 길을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 걷는다면 세상에 없던 놀라운 성취를 만날 기회는 영영 없을 것이며, 늘 같은 것만 보고 같은 것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해내고,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현재 상황을 개선하려고 늘 머리를 짜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장기적으로 보면 놀라울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 그것은 현재 상황에 싫증 내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을 꿈꾸고, 날마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기도 하다.
창조라는 것은 문외한이 하는 일이지 전문가가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방식과 열의
그릿에서는 재능 x 노력 = 기술, 기술 x 노력 = 성취 라는 등식으로 노력을 강조했는데, 여기서도 방정식이 등장한다.
인생과 일 = 능력 x 열의 x 사고방식
능력은 선천적인 지능이나 운동신경 또는 건강 등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을 뜻한다. 우월한 재능을 타고났다면 인생의 출발점부터 큰 자산을 물려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 능력에 열의를 곱한다. 열의는 다른 말로 후천적인 노력이다. 이 역시 의욕이나 패기가 없는 사람부터 일에 대해 타오르는 열정을 지니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까지 그 개인차가 있지만, 열의는 자신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
여기에 사고방식을 곱해보라. 나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앞으로 잘될 거라고 믿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사고방식이 긍정적이므로 '양의 사고방식'을, 반대로 세상을 탓하고 남을 질투하며 열심히 살기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은 '음의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음의 사고방식'을 고치지 않는한 암리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없다고 확신한다. 행복을 만나고 싶다면 다른 무엇보다 사고방식을 바르게 하는 게 우선이다.
올바른 사고방식과 강한 열의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노력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살려서 세상에 정면으로 도전하기 바란다. 그런 자세로 일하면 당신의 인생에는 풍요로운 열매가 열리고, 곧 놀라운 세상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부분에서 저자가 살아온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성을 찾고, 노력하는 자세를 강조하는 마지막 방정식을 한번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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