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 현재에 만족하는가
기왕 할 거라면 완벽하게 해라
완벽주의라는 것은 날마다 일에 진지하게 임할 때 비로소 생겨난다. 매일 완벽을 추구하기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정말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목표로 한다면, 완벽을 추구하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99퍼센트도 부족하다
제품을 만들 땐 99퍼센트까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마지막 1퍼센트의 노력을 게을리한 탓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일이 허다하다.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또 아무리 사소한 과정이라도 100퍼센트의 집중력을 발휘해 몰입하여 일해야 한다.
이렇게 의식하고 집중하는 것을 '유의주의'라고 한다. 유의주의란 '뜻을 가지고 뜻을 기울이라'는 의미로, 뚜렷하고 진지하게 의식과 신경을 대상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반면, 소리가 들리고 난 후에야 돌아보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무의주의'라고 한다.
이런 유의주의를 당장 몸에 익혀 일에 임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평소에 유의주의를 늘 의식하고 모든 일을 유의주의로 하려고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유의주의를 몸에 익혀 정신을 집중해 일에 매진하면 실수가 확실히 줄어들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곧바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 해결할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부분이라도 온 신경을 기울여 100퍼센트의 힘을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유의주의'. 이것은 내가 완벽주의를 이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창이었고, 지금도 나를 지켜주는 방패다.
잘못된 일은 지우개로 지울 수 없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완벽주의를 관철하는 자세가 습관처럼 몸에 밴 사람이다. 실수가 발생하면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 다시 고쳐 쓰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실수가 있다.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프로젝트가 망하고, 거래처의 신뢰를 잃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 '실수가 발생하면 다시 고치면 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어떤 경우라도 '다시 고치면 되지'라는 변명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사소한 것일수록 더 신중하라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유의주의와 함께 꼭 필요한 자세가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다. 실험에 사용한 기구를 세척하는 보잘것없고 단순한 작업이라도, 아니 단순한 작업이기에 더욱더 정성껏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신은 디테일 속에 있다"라는 독일의 격언처럼, 일의 본질은 세세하고 단순한 데 있다. 일의 성과는 세세한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둘째는 이론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다. 마지막으로 착실하게 작업을 계속하는 자세다. 일이란 매일 꾸준히 지속해야 발전이 있다. 도구 세척과 같은 단순한 일을 매일 계속하는 동안 확고한 기술과 경험이 축적된다. 그렇게 세세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지속하는 힘이 없이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자타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일을 하려면 손이 베일만큼 완벽히 하라
나는 완벽한 제품이란 '손이 베일 것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새 지폐의 감촉과 질감처럼 보기에도 아름답고 조금도 나무랄 데 없이 확실한 가치를 지닌 제품, 나는 그런 제품을 '손이 베일 것 같은 제품'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눈앞에 정말로 멋진 것이 있을 때, 사람은 그 물건에 손을 대기조차 망설일 정도로 동경의 마음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보다 더 좋은 제품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때까지 노력을 아끼지 마라. 그것이 바로 완벽주의 정신이다. 또한 이 정신이야말로 창조라는 높은 산의 정상을 목표로 하는 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생생히 그릴수록 꿈은 가까이 다가온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그 목표 지점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그려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실현해나가는 순간마다 목표한 지점을 계속 떠올리며 정진해야 한다.
목표 지점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그리는 방법은 어렵지만 단순하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시뮬레이션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되겠다', '이런 제품을 만들겠다'라는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그 마음을 절실한 소망으로 끌어올려 하루 종일 그 일만 생각하라. 성공의 이미지가 환히 눈앞에 '보일' 때까지 매진해야만 비로소 소망을 결실로 이룰 수 있다. 이렇게 구석구석까지 명료하게 머릿속으로 그리는 사람은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
처음에는 그저 '생각'하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마침내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져 이미 실현된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 완성된 형태가 머릿속 혹은 눈앞에 극명하게 그려질 때까지 매진해야 한다. 흑백으로 보인다면 아직은 생각이 충분치 못하다는 증거다. 더욱 선명한 색채로 보일 때까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라.
섬세한 감각을 연마하라
기계의 이상은 종종 소리로 나타난다. 어제까지는 매끄럽고 청명한 기분 좋은 소리를 냈는데, 오늘 갑자기 미묘하게 거친 소리를 내는 것은 기계에 이상이 생겼다는 분명한 신호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 기계의 움직임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감각'이 섬세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그 감각을 연마하도록 엄하게 꾸짖는다.
이것은 감각의 차이다. 감각이 예리하지 않으니 같은 현상을 겪고도 한쪽은 변함없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은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다. 섬세한 감각은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감각이 둔하면 제품에 결함이 생겨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 해결책을 애써 일러줘도 해결하지 못한다.
아주 작은 결함도 놓치지 않겠다는 정신, 그리고 그것을 알아채는 날카로운 감각. 그런 섬세한 감각을 지녀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바로 알아차리고 대책을 세워 완벽하게 일을 매듭지을 수 있다.
최고가 아닌 완벽을 꿈꿔라.
최고라는 말은 다른 것과 비교해 그중에서 가장 좋다는 의미로 상대적인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완벽주의는 '더 좋은 것'이 아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을 추구하는 자세다. 최고이기 이전에 완벽해야 하고, 완벽하지 않은 제품은 아무리 고단한 개발 과정을 거쳤어도 처음부터 다시 만들며, 오직 완벽한 제품만을 세상에 선보이는 것. 그것이 교세라의 제품이 다른 기업의 제품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비결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최고가 아닌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해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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