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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 미뤄 놓은 인생 설계
  • 의지와 열정은 다르다
  • 진정한 비전
  • 왜 지금 하면 안되는가
  1. book

승려와 수수께끼

랜디 코미사

드라마를 하면서 다양한 선배를 경험했다. 흔히 드라마마다 다른 대표님을 모신다고들 하곤 한다.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 중에서 일이 힘든 것과 무관하게 어떤 선배와 일하는 것이 좋았냐, 어떤 점이 좋았냐 라고 물어보면 생각나는 선배님이 있다. 사실 연출이 조연출에게 원하는 것은 한결같다. 좋은 연출을 할 수 있도록 잘 서포트해주는 것. 그런데 간혹 보면 그 이상을 생각하는 선배도 있었다. '너가 하고 싶은 것도 생각해봐. 너가 욕심내서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도와줄게. 이 작품을 하면서 너도 얻어가는 게 있으면 좋겠어'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그때 처음으로 단지 '나에게 필요한 걸 해주는 조연출'이 아니라 '같이 작품을 만드는 후배'로 한 단계 위로 올라간 느낌이었다.

누군가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한다는 것, 그것의 엄청난 힘을 실감했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과 일 사이에서도 적용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일을 목적으로 대하고 일하는 내가 나로 존재할 때와 일이 수단이 되어서 일을 하고 있는 나와 진짜 내가 따로 존재할 때, 둘의 차이는 극명하다. 아침에 눈 떴을 때부터, '빨리 준비하고 나가야지'와 '연차 쓰고 싶다' 사이의 간극만큼 삶이 달라진다. 회사를 거쳐가는 정거장으로 생각할 때, '이력서에 한 줄 들어가면 좋은 회사'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퇴사를 고민할 때, 내가 여기서 더 다닌다면 이력서에 1년이라고 쓸 수 있겠지, 그런데 그 시간이 나의 인생에서 살아내고 싶은 시간인가?라고 물었을 때 아니라는 답이 나왔다. 하루라는 시간을 더 쓰는 것조차 아깝게 느껴졌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은, 일을 목적으로 대하는 삶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내가 너무 희망에 가득차서 불가능한 일을 꿈꾸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사업을 하는 이유를 집요하게 들어가서 내가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과도 연결된다고 말이다. 내가 나의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사업도 거쳐가는 정거장이 아니라 나의 목적에 부합해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

사업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이야기는 장례 용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Funerals.com이라는 사업에 투자를 받고자 하는 레니와 벤처투자가 랜디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수입, 순수익, 수익, 고객, 시신 수 등을 읊으며 사업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레니에게 랜디는 질문한다.

"레니, 왜 이 사업이 근사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죠?"

"시장도 크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삶의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세상을 바꾼다, 삶의 방식을 변화시킨다. 그럴 수 있는 사업인가?를 질문하는 것은 사업은 당연히 '돈을 버는 것이다'라는 상식을 기반으로 볼 때 이상한 것이다. 저자도 당연히 사업이란 돈에 관한 일이지만, 본질적으로 성공을 하려면 사업은 사람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틀을 벗어나 꿈을 좇는 사업가와 이민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믿음에 모든 것을 거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세상은 변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불가능한 상황에도 미래에 베팅을 한다. 영웅이란 이런 게 아닐까?

세월을 거치면서 나는 사업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창의력을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회화나 조각처럼 개인의 재능을 표현하는 캔버스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왜냐고? 사업의 핵심은 변화이기 때문이다.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들 중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장은 달라지고 제품은 발전하며 경쟁사는 동지가 되고 직원들은 들어왔다가 나간다. 기업은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몇 안되는 사회 기관이다. 나는 기업이 소수의 행운아가 아닌 다수를 위해 사회를 간접적으로 발전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진석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사람이 하는 것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사업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라는 시선을 가져야 함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미뤄 놓은 인생 설계

한창 돈을 벌어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주5일 일하고, 주말에도 주중,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오늘이 내일을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 단지 내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면, 오늘을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진짜 원하는 건 언제할 수 있는 걸까, 왜 그걸 오늘 하면 안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이었기에 든 생각이었지만, 그것이 오늘이라고 크게 다르냐라고 하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저자도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미뤄 놓은 인생 설계'로 표현한다.

1단계: 해야만 하는 것을 해라.

(그렇게 미룬 후, 궁극적으로)

2단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맛있는 걸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두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진짜 하고 싶은 건 나중에 해야하는 운명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레니에게 아래처럼 조언한다.

Funerals.com이 성공할 때까지 꿈을 미뤄 놓겠다는 것은 위험한 도박입니다. Funerals.com으로 원하는 자유를 사겠다고 했지만, 실패할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아십니까. 당신의 인생과 Funerals.com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십시오. Funerals.com을 통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그 일에 초점을 맞춰 시도하세요. 나중에 발 뺄 생각은 하지 마시고요. Funerals.com 사업에 평생을 바쳐도 좋을 만한 사람이 되려면 어떤 요소들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요?

또, 반려동물을 키운 적은 없지만 반려동물 용품 사업을 하려는 창업자들을 보고서도 생각한다.

세 창업자들의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다. 그들에게는 이 사업이 혹사나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 년을 투자해보는 정거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 성공을 발판으로 정말로 해 보고 싶었던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말이다. 불행히도 나는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평생 계속되는 베팅으로 이어지고 원래 가지고 있던 꿈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을 숱하게 보아 왔다. 잘못하다가는 시류에 휩쓸리고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평생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벼락 부자가 될 욕심으로 꿈을 포기하거나 잠시 뒤로 미뤄 놓는 유능한 젊은이들을 볼 때 나는 무척이나 안타깝다. 내가 "평생을 바쳐도 좋을 만한"이라는 질문을 던쳤을 때, 레니는 인생의 계획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건 바보 같은 생각이다. 레니도 말했다시피 세상은 끊임없이 변할 테니까. 하지만 무언가에 기꺼이 평생을 바치려면 어떤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고, 그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많은 걸 깨닫게 된다.

'1단계, 해야만 하는 것을 해라. 2단계, 하고 싶은 것을 해라'는 사고 방식 자체가 하고 싶은 이로가 해야 하는 일을 별개로 구분하고 있다. 왜 그래야만 할까?

의지와 열정은 다르다

최진석 교수님의 강연 중에 다음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을 상담해주고 나면 학생들이 나가면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다짐을 하면서 나간다. 그런데 왜 열심히 의지를 가지고 해야만 하는 걸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면 열심히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지 않을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고민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나서 내가 늘 했던 말이 '이제 좀 힘이 생긴 것 같다. 열심히 해보겠다'였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무언가에 미쳐서 '열정'을 가지고 할 때는 '열심히 해보겠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 저자는 본인은 의지가 있으니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레니에게 아래처럼 조언한다.

의지와 열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열정이란, 저항할 수보자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지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망은 열정이 아니며, 일정 수준의 몫이나 보너스, 또는 회사를 매각하여 현금을 벌고 싶다는 욕심도 열정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열정이 아니다. 그것은 의지에 가깝니다. 미뤄놓은 인생 설계의 삶에서 1단계에 발휘되는 것은 의지다. 잠시 보류시켜 놓은 2단계야말로 열정이 담겨 있는 시기다. 우선은 의지를 가지고 일단 추진하고, 그 다음 열정을 쏟는다. 누가 이런 인생을 원할까?

내일 당장 숨을 거두게 된다면 오늘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생각해 보라는 뜻이었습니다. 의지와 열정을 혼동하지 마십시오. 의지는 떠밀려 가는 것을 말합니다.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에 말입니다. 열정은 본래의 자신과 일치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유대감 같은 것이지요. 열정이 있어야 어려운 시기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Funerals.com에도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무엇이 있어야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딛고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제 경험을 말씀 드리자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이나 기대는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진정한 비전

저자는 반복적으로 '왜'에 집중한다. '왜 이들은 이 사업을 하려는 걸까? 왜 시간을 투자하려는 걸까?' 그리고 반대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왜 이런 질문은 하지 않는지를 궁금해한다. 답이 너무 뻔해서일까?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이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가 뭔가? 그에게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소중히 여겨 왔는가? 자신은 누구이며 비즈니스를 통해 어떻게 본래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비전을 담고 일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열정과 책임감을 불어넣는다. 이는 조직 목표와 열정을 연결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 큰 사람이 되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재정적 보상보다 감동이 필요하다.

비전에 가슴이 뛴다는 것은 너무나도 공감되는 말이다. 단지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일 때 돈은 꼭 이것이 아니더라도 벌 수 있는 것인데 우리가 이 사업을 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이 단지 그곳이 시장이 넓기 때문에, 더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 일을 해야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대학시절 활동명을 '열빼시'로 한 적이 있었다. 오글거리지만 '열정 빼면 시체'라는 말의 줄임말이었다. 저자의 비전에 대한 설명은 다시금 아래 니체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역경도 견딜 수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로 '왜 이 비즈지스를 해야하는지 비전이 있는 팀은, 어떤 역경도 견딜 수 있다.'로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환경은 늘 변한다. 사람들은 전략과 수익모델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재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수정할 때마다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기업의 큰 비전이다. 긴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감동을 이끌어 내는 비전을 포기하면, 나침반 없이 남겨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는 기업의 위치를 돌아볼 때 현재 상황만 다지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방향 검토도 병행돼야 한다는 충고를 늘 하고 있다. 나침반을 맞추고 길을 따라 나아가라. 그래야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방향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한 모든 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를 토대로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똑똑하면 위험부담이 15~20퍼센트 정도 감소한다. 하루에 24시간 일한다면 15~20퍼센트 정도 감소한다. 나머지 60~70퍼센트의 위험부담은 당신이 절대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몸담고 있는 분야에 실력이 있고 하늘이 돕는다면 승리할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지만 매일 실력을 발휘한다면 이길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단순히 행운과 함께 오는 성과가 아니라 얼마만큼 실력을 발휘하느냐를 성공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 외부 여건을 통해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사업으로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그 토대를 두어라. 세상에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자원을 엉뚱하게 쓰며 시간을 결국 낭비할 것이다.

왜 지금 하면 안되는가

레니는 동업자였던 앨리슨에게 초기 사업 비전은 돈을 벌 수 없다며 아래와 같이 설득한다.

"결국 우리는 그걸 하게 될 거야. 하지만 오로지 사람을 돕는게 목적인 사업으로는 창업자금을 모을 수 없어. 제품, 매출, 성장, 이윤에도 집중해야 해. 아이디어가 너무 감상적이야. 일을 사랑하고 일하고 싶어하는 열정으로 가득찬 비버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유토피아 같은 생각이야. 네가 원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순수익을 달성한 다음 새 아이디어와 방향을 모색하자. 큰 성공을 거두면 우리는 사람들이 죽음을 인간적으로 다루는 재단에 기부할 수도 있어." "레니, 난 재단에 기부할 날을기다리며 평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투자 유치에도 관심이 없어. 그저 내가 직접 참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어려울 사람들을 돕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마음에 들지 않던 부분을 고칠 기회잖아. 나는 기회가 오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데 왜 기다려야 하지?"

'지금 할 수 있는데 왜 기다려야 하지?' 나는 늘 나 자신을 급진개혁파라고 말하곤 했다. '온건'과 '개혁'은 어불성설이라고, 개혁은 본질적으로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어떤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망설임이 없었다. 그런 삶의 태도를 내 인생 전체에 적용해야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설명하는 개인의 위험부담은 그야말로 많은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을까 싶다.

개인의 위험부담은 존경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 나와 다른 사업관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는 것, 그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협해야 하는 것, 본모습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혹은 완전히 모순되는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중 가장 큰 위험부담은 미래의 행복을 위안으로 삼으면서 하고 싶지도 않은 일에 평생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 위험은 계량화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가치와 우선순위,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하는 문제다. '안전 제일주의'라는 말은 현상에 만족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 금전적 이익이 있으면 시간 낭비와 만족감의 부재 또한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시간과 만족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라 여긴다면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실패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게 된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위험부담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정하지 않은 기준에 의해서 삶을 살아가는 것, 나의 모습을 포기하고 나로서 존재하지 못하는 것을 낭비로 표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기존의 것을 답습해서 그 기준으로 현재를 파악하고, 그 기준에 맞춰서 나를 평가하는 자세와도 연결된다.

우리는 대부분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를 거쳐 직장생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방해요소에 부딪히면서 다른 사람들이 내린 '성공'의 정의를 그대로 인식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기준으로 자신을평가하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해 순위를 매기려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오로지 우리 스스로에게 놓여 있을 뿐, 쓸데없는 평가와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총체적인 인생 설계만이 개인적인 성공을 이끈다. 내일 죽더라도 최대의 만족감과 충족감을 무덤에까지 가져갈 수 있다. 미뤄 놓은 인생 설계에 따라 살다보면 보상받기를 원하는 욕심과 뭔가 채우고 싶은 허기가 늘 끊이질 않는다.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남은 인생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제는 나침반이 가리킬 곳을 정해야 한다.

열정을 다해 열심히 일하라. 단, 가장 소중한 재산인 시간을 가장 의미 있는 일에 써라. 남은 인생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 말은 문자 그대로 앞으로 평생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뜻이 아니다 예상치 않은 사회속에서 앞으로 평생 동안 어떤 일을 하게될 지 알 수 있는 사람이 관연 누가 있을까? 내일 갑자기 생이 끝난다면 지금까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당신은 앞으로 평생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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